개봉 시기를 놓친 영화 중 하나였지만, 5월 연휴를 맞아 여유 있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겨 극장을 찾았다. 그 선택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바로 범죄 액션 장르의 한국 영화 《야당》이다. 마약 수사와 권력의 거래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익숙한 느낌도 있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 익숙함을 완전히 상쇄시켰다.
영화의 제목 ‘야당’은 정치적 의미가 아니라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기며 생계를 유지하는 브로커를 가리키는 은어다. 영화는 브로커 이강수, 검사 구관희, 형사 오상재 세 인물의 얽힌 관계를 통해 한국 사회 권력 구조의 민낯을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이야기 전개는 비교적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어 상영 시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유해진, 전작을 지운 악역 연기의 진수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단연 유해진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미지로 친숙한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야망을 위해서라면 사람 하나쯤은 얼마든지 내칠 수 있는 냉혹한 검사 ‘구관희’로 분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선한 외모에 감춰진 계산적이고 위선적인 본성은 그 자체로 위협적이다.
특히 유해진의 연기는 대사보다는 눈빛, 호흡, 말의 속도 조절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말로 협박하지 않아도 상대를 쥐락펴락하는 장면들은 그가 왜 이 배역에 적임자인지를 증명한다. 그가 던지는 대사 하나하나에 묵직한 현실감이 담겨 있고, 관객은 어느 순간 그에게 불쾌함과 동시에 설득을 느끼게 된다. 이중적 감정이 공존하는 경험은 오랜만이었다.

강하늘, 박해준, 그리고 류경수 – 인물 간 긴장감을 완성한 삼각축
이 영화가 유해진 한 명의 힘으로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중심축을 이루는 또 다른 배우들, 강하늘과 박해준은 각자의 위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여기에 류경수 배우의 출연은 서브 캐릭터 이상의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전체 구도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강하늘은 삶의 밑바닥에서 생존하는 정보 브로커 ‘이강수’ 역을 맡아, 껄렁하면서도 어딘가 연민을 자아내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순간적인 기지와 본능으로 버티는 캐릭터의 내면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든다. 그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살아남는 법’을 체득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간절함이 배어 있다.
박해준은 마치 정반대의 위치에서 이강수를 마주한다. 묵직한 감정선을 지닌 형사 오상재로 분한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인물이다.
선과 정의의 대표자처럼 보이지만, 그 또한 완전히 이상적인 존재는 아니다. 복잡한 현실에서 중심을 지키려는 인물의 고뇌를 조용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박해준 특유의 절제된 연기는 극 전체에 균형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류경수는 대통령 유력 후보자의 아들이자 권력을 등에 업은 ‘조훈’ 역으로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기존 이미지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연기로, 충동적이고 천진한 동시에 위태로운 인물의 이중성을 놀라울 정도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그는 이 캐릭터를 단순한 악역으로 소비하지 않고, 권력 안에서 자란 인간의 불안정성과 무책임함을 섬세하게 묘사해냈다.
실제 촬영에 임하면서도 ‘쫄지 말자’, ‘눈치 보지 말자’는 마음으로 몰입했다는 류경수의 말처럼, 그의 연기는 과장 없이 날이 서 있다. 후시녹음에 함께 참여한 배우들이 “너무 무서워서 화면을 못 보고 눈을 돌릴 정도였다”고 할 만큼, 그의 등장은 짧지만 깊은 잔상을 남긴다.
이처럼 강하늘, 박해준, 류경수 세 배우가 각기 다른 지점에서 펼치는 연기는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하나의 긴장된 구도로 연결되며, 영화 《야당》의 서사를 더욱 짜임새 있게 완성한다.


악의 경계, 그리고 침묵의 힘
《야당》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 구조로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각 인물이 처한 현실과 선택의 배경을 들여다볼수록,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그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 모호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이자 메시지다. 정해진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관객 스스로 판단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한 이 영화는 말로 과도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침묵과 여백, 그리고 눈빛이 대사를 대신하는 장면들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런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감정의 결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도 화면 너머의 진심을 전하는 배우들의 내공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결론
5월 연휴, 계획 없이 고른 영화 한 편이 이렇게 큰 인상을 남길 줄은 몰랐다. 《야당》은 단순한 범죄 영화 그 이상이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사회적 맥락을 담은 메시지, 군더더기 없는 전개가 조화를 이루며 강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유해진 배우의 악역 연기는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만큼 낯설고도 인상적인 변신이었다. 강하늘과 박해준 배우의 진심 어린 연기도 이 영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영화 한 편을 찾는 이들에게 《야당》은 충분히 추천할 만한 선택이다.
-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살아 있는 작품을 찾는 관객
- 액션보다는 심리와 권력의 흐름에 주목하는 범죄극을 선호하는 분
- 연휴 중 깊은 몰입감을 느끼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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